블로그/칼럼 공진단·보약
블로그 2026년 8월 28일

보약·공진단 제대로 알고 드시는 법 제주시 화북동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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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경희미르애한의원 제주점 원장

가을이 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봄가을로 보약 먹어야 하죠? 여름엔 땀으로 빠져나간다길래 기다렸어요. 근데 보약 먹으면 살찌나요?"

세 가지 다 짚어볼 만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보약·공진단·녹용처럼 값이 나가는 약일수록 무엇을 확인하고 골라야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순서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오해 하나 — 봄가을에 먹어야 한다

꼭 그렇지 않습니다. 내 몸을 챙기는 데 계절이 정해져 있을 리 없습니다.

그럼 이 말은 왜 나왔을까요.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1980년대에도 한약 한 제가 30~40만 원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직장인 월급과 비슷한 금액이니, 지금으로 치면 수백만 원을 내야 보약을 먹을 수 있었던 셈입니다.

게다가 그 시절은 영양 결핍이 흔했습니다. 자주 못 먹더라도 1년에 두 번은 챙기자, 특히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 체력이 상하기 쉬우니 그 앞뒤인 봄가을에 미리 대비하자는 지혜였을 것입니다.

오해 둘 — 여름엔 땀으로 빠져나간다

그렇지 않습니다. 땀은 수분과 미네랄로 이루어져 있고, 약 성분이 땀으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땀을 많이 흘려 체력이 지치기 쉬운 여름에 관리가 더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해 셋 — 보약 먹으면 살찐다

요즘은 살 빠지는 보약이 더 많습니다.

못 먹어서 아프던 시대에는 잘 먹고 살이 붙게 하는 것이 회복의 핵심이었습니다. 지금은 반대로 먹거리가 넘쳐서 병이 나는 시대라, 해독과 체중 관리가 중요한 목표가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체중을 줄이면서 체력을 회복시키는 처방이 많습니다. 너무 마르셨으면 조금 붙도록, 보통이시면 유지하도록, 과체중이시면 줄이는 방향으로 목표를 잡습니다.

결국 계절이 아니라 몸 상태를 보고 정하는 것이 맞습니다. 몸이 힘들 때, 땀이 갑자기 늘거나 소화가 안 될 때, 여기저기 아픈 곳이 늘 때, 감기에 자꾸 걸릴 때, 큰 시험을 앞두고 집중이 필요할 때 — 그때 필요한 치료를 받으시면 됩니다.

공진단 —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가

공진단은 황제에게 진상되었다고 전해지는 처방입니다. 피로 회복과 체력,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관심이 많습니다.

연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5년 대전대학교 한방병원 손창규 교수팀의 연구가 국제학술지 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실렸는데, 공진단 복용이 인내력과 스트레스 호르몬, 뇌 신경전달물질, 근육의 활성산소, 염증 반응에 영향을 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공진단은 녹용·당귀·산수유·사향에 꿀을 넣어 반죽하고 금박을 입혀 만듭니다. 이 중 녹용과 사향이 핵심입니다.

사향은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사향은 멸종위기종 국제거래 협약(CITES) 에 따라 수입이 제한됩니다. 구하기 어렵고 값이 매우 비싸, 진품은 10g에 수백만 원대에 거래됩니다.

문제는 국내 유통량이 수입량보다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조품이 돈다는 점입니다. 사향의 지표물질인 무스콘은 인공 합성이 가능해서, 이를 뿌려 만든 위조품이 있습니다.

사향은 의약품이라 의료기관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식약처의 집중 관리를 받습니다. 진품에는 식약처 인증증지가 붙습니다. 이 증지에는 작은 칼집이 나 있어 약재병 뚜껑을 열면 찢어져 재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사향이 들어간 공진단을 처방받으실 때는 식약처 인증증지, 사향 시험성적서, 수입신고필증 중 하나라도 꼭 확인하세요. 국가기관 인증 서류를 보여드릴 수 있는 곳에서 받으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사향 대신 쓰는 공진단도 있습니다

사향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다른 약재를 쓰는 공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목향공진단(사향 대신 목향), 총명공진단(용뇌 등), 홍삼공진단(홍삼 함유) 같은 것들입니다.

목향은 장운동을 편안하게 하고 호흡을 안정시키며 혈액순환을 돕는 것으로 봅니다. 2020년에는 만성 골관절염의 통증과 염증에 관한 국내 연구가 학술지 Plants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용뇌는 정신을 맑게 하고 열을 내리는 데, 홍삼은 기력과 면역에 쓰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사향·목향·용뇌는 의약품으로만 유통되는 약재입니다. 반면 녹용·당귀·산수유·인삼은 식약공용 약재라 마트에서도 살 수 있습니다. 홈쇼핑에서 공진단과 비슷한 이름의 제품이 팔릴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의약품용과 식품용은 관리 기준과 유통 경로가 완전히 다릅니다. 약재 이름이 같아도 품질은 별개로 보셔야 합니다.

녹용 — "국산"이 더 좋다는 오해

녹용은 예로부터 최고의 약재로 꼽힙니다. 면역 관련 인자와 콜라겐이 풍부하고 조혈·강장 작용을 하는 약재입니다.

다만 잘못 드시면 두통·발열·소화불량·어지러움·출혈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의원에서 녹용을 처방할 때는 출혈성 질환, 심혈관·뇌혈관 질환, 성호르몬 관련 질환이 있는지 꼼꼼히 살핍니다. 임신·수유 중인지, 영유아나 고령인지, 최근 수술을 하셨는지도 함께 봅니다.

그런데 요즘 "국산 녹용"을 앞세운 식품이 많습니다. 여기에 알아두셔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규정상 국산 사슴뿔은 의약품용으로 쓸 수 없습니다. 이유 중 하나는 이렇습니다. 북미산 엘크종 사슴의 뿔은 잘못 복용하면 광록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데, 국내에서 사육하는 사슴은 거의 모두 북미산 엘크종입니다. 토종 꽃사슴은 일제강점기 무분별한 포획으로 멸종된 지 70년이 넘었습니다.

광록병 청정국인 러시아나 뉴질랜드에서 안전성 검사를 거쳐 수입한 건조 녹용이 안전합니다. 건조되지 않은 생녹용도 관리 기준이 미비해 주의가 필요합니다.

"TV에 광고하니까", "대기업에서 파니까", "국산이니까" — 이런 생각이 늘 맞지는 않습니다. 약인 줄 알고 드셨는데 독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홍삼과 인삼은 다릅니다

홍삼은 약 1000년 전 고려시대에 삼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입니다. 당시 고려인삼은 중국으로 많이 수출됐는데 운반에만 몇 달에서 몇 년이 걸렸습니다. 생것은 썩고 말린 것도 상하니, 쪄서 말리는 방법을 찾아낸 것입니다. 홍삼은 20년까지 보관이 가능합니다.

인삼의 주요 성분은 사포닌인데, 인삼의 사포닌은 구조가 달라 진세노사이드라고 따로 부릅니다. 사포닌은 항염·항암·항산화 효과가 있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도 관여합니다.

인삼에 열을 가하면 Rg1, Rb1, Rg3 같은 사포닌의 비중이 늘어납니다. 다만 찌는 과정에서 진액이 상당히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전체로 보면 유효 성분이 줄어듭니다.

정리하면 홍삼은 인삼보다 작용이 약한 대신 부작용도 덜합니다. 효과도 서서히 오고 부작용도 천천히 나타납니다. 한의원에서 홍삼보다 인삼을 주로 쓰는 이유입니다.

인삼도 약이라 부작용이 있습니다. 한의사는 다른 약재와 배합해 부작용을 조절하면서 처방합니다. 같은 제품을 오래 똑같이 드시면 효과도 보시겠지만 부작용도 쌓입니다. 체질과 증상에 맞춰 구성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하며 조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참고 — 산삼: 산에서 자연히 난 삼 / 인삼: 사람이 재배한 삼 / 미삼: 인삼의 가는 뿌리 / 수삼: 채취 그대로의 인삼 / 백삼: 껍질을 벗겨 말린 인삼 / 홍삼: 쪄서 말린 인삼

노화와 보혈 — 한 가지 약재로는 안 됩니다

나이가 들면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늘며, 머리카락이 희어지고 눈과 귀가 어두워집니다. 진시황조차 불로초를 찾아 신하 서복을 제주까지 보냈다고 하지요.

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속도를 늦추는 것은 이야기해 볼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은 몸을 이루는 요소를 정(精)·기(氣)·신(神)·혈(血) 로 보고, 노화의 원인을 혈(血)이 쇠퇴하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여기서 혈은 서양의학의 혈액보다 넓은 개념으로, 영양을 공급하고 몸을 적셔주는 작용까지 포함합니다.

혈을 채우는 것을 보혈(補血) 이라 하고, 숙지황·백작약·당귀·구기자 등 관련 약재가 여럿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 가지 약재만으로 특효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한의원에서 복합 처방을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여러 약재를 배합하면 효과는 올라가고 독성은 완화된다는 원리인데, 이는 KAIST 이상엽 교수 연구팀이 확인한 바 있습니다.

상태에 따라 보혈이 아니라 보기(補氣)·보음(補陰)·보양(補陽)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이 필요한지는 진찰로 정합니다.

결국 확인하실 것은 세 가지

첫째, 의약품인지 식품인지. 이름이 같아도 관리 기준이 다릅니다.

둘째, 원산지와 검사 여부. 기능식품을 고르실 때는 제품 뒷면을 꼭 보세요. 원산지가 어디인지, 검사를 거쳤는지, 해당 약재가 몇 퍼센트 들어 있는지, 부작용이 생기면 어떻게 하는지 확인하고 드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셋째, 내 몸에 맞는지. 좋다는 약재도 몸 상태에 따라 해로울 수 있습니다.

오실 때

지금 가장 불편한 것이 무엇인지, 복용 중인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다른 곳에서 받으신 검사 결과가 있으면 함께 가져오시면 좋습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제주점은 제주시 동화로 8 LK빌딩 1층(화북주공입구)에 있습니다. 삼화지구·삼양과 인접해 있습니다. 평일은 저녁 8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공휴일에도 오후 3시까지 연중무휴로 진료합니다(평일 점심시간 12:30~14:00). 건물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문의는 064-722-7272로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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